"조금만 더 보태면 아반떼"…'경차' 비싸도 잘 팔리는 이유

입력 2022-09-03 19:30   수정 2022-09-05 10:59


"조금만 더 보태면 아반떼인데…"

최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글이다. 경차 가격에 옵션을 더할 경우 웬만한 준중형 세단 기본 트림 수준까지 올라간다는 점을 푸념하는 누리꾼의 말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장비도 탑재...달라지는 경차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되는 경차의 성능이 고급화하고 있다. 웬만한 준중형 세단급에나 탑재되는 것으로 인식됐던 기능들이 옵션이 되거나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최근 기아가 출시한 '더 뉴 기아 레이'는 차로 유지 보조, 안전 하자 경고(SEW),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RCCA) 등과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나 운전석 통풍 시트, 원격 시동 스마트키 등이 새롭게 적용됐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는 가장 낮은 등급의 트림에 차로 이탈 방지 기술과 같은 지능형 안전 보조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사양이 올라가다 보니 가격도 올라간다. 이러한 사양들을 모두 넣은 '풀옵션' 경차는 약 2000만원에 육박한다. 더 뉴 기아 레이는 최고급 트림 시그니처에 풀옵션을 넣을 경우 1920만원이다.

앞서 경차 2000만원 시대는 현대차 캐스퍼가 열었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 캐스퍼는 터보 엔진에 각종 사양을 더한 풀옵션의 가격이 2000만원이 넘는다. 준중형 세단 현대차 아반떼가 기본 트림에 옵션, 취득세까지 더해 2290만원가량이 계산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얼마 안 난다. 가격만 놓고 봤을 때 '조금만 더 보태면 아반떼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비싸도 잘 팔리는 경차
비싼 가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차가 올해 다시 호황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대부분의 차량 판매가 줄어든 상황에서, 올 한 해 경차 판매량이 10만대를 거뜬히 넘을 것이란 예측이 제기되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경차 판매량은 총 7만8056대다. 올해 상반기 캐스퍼는 2만3288대, 레이는 2만2195대가 등록됐다. 여기에 캐스퍼의 올해 판매 목표가 5만대이고, 기아 레이 신차가 흥행할 경우 거뜬히 10만대를 찍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경차는 이후 2012년 20만대 수준으로 정점을 찍고 경기가 조금씩 회복됨에 따라 판매량이 감소하며 점차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 결과, 2020년과 지난해 2년 연속 10만대 이하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경차는 무조건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많이 없어졌고, 최근 경차를 활용해 '차박'과 같은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경차의 활용도가 높아져 그만큼 자동차 사양이 고급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고급 옵션들이 하향 평준화가 되면서 소비자들도 경차에 다양한 옵션을 넣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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